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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이 가장 높은 날, ‘하지(夏至)’를 아시나요?
매년 6월이 되면 한 해의 중간에 접어들었다는 느낌이 들죠. 그런데 단순히 날짜로만 중간이 아니라, 태양의 움직임에서도 중간을 뜻하는 중요한 절기가 있습니다. 바로 **‘하지(夏至)’**입니다. 예로부터 농사와 생활에 중요한 기준이 되어 온 하지, 과연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요? 오늘은 하지의 뜻과 유래, 전통 풍속, 현대 생활 속 의미까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1. 하지란 무엇인가요?
‘하지(夏至)’는 24절기 중 열 번째 절기로, 태양의 고도가 가장 높고 낮의 길이가 가장 긴 날입니다. 2025년 기준으로 하지는 6월 21일경에 해당하며, 이 시기 북반구에서는 태양이 가장 오래 떠 있는 날입니다. 서울 기준으로 하지 날의 낮 길이는 약 14시간 35분 정도에 달합니다.
‘하지’란 말은 ‘여름의 절정’, 즉 여름이 가장 이른 시기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실제 날씨가 가장 더운 시기는 하지 이후인 7월 중순~8월 초, 즉 소서와 대서 무렵입니다. 이는 태양 에너지가 누적되면서 더위가 점차 심해지기 때문이죠.
2. 하지의 유래와 역사적 의미
하지는 농경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절기였습니다. 본격적인 여름 농사가 시작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논과 밭을 돌보고 장마를 대비해야 했습니다. 특히 벼농사를 주로 했던 우리나라에서는 하지 무렵 모내기를 마무리하는 시기로 여겨졌습니다.
중국 《예기(禮記)》에는 “하지에는 천자가 태양을 숭배하는 제사를 올렸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하지의 상징성은 강했습니다. 태양이 가장 왕성한 날이기 때문에, 양의 기운이 극에 달하는 시점으로 인식되었죠.
3. 하지 풍속과 음식
하지는 다른 절기만큼 잘 알려진 풍속은 적지만, 몇 가지 재미있는 전통이 있습니다:
- 하지치레: 예로부터 하지 무렵에는 더위에 대비해 몸을 가볍게 하거나, 해독에 좋은 음식을 챙겨 먹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이때 먹는 음식 중에는 보리밥, 오이냉국, 수박, 감자 등 여름철 열을 식혀주는 제철 식재료가 많았죠.
- 하지 감자는 약이 된다: “하지 전에 감자를 캐면 약이 되고, 하지 지나서 캐면 독이 된다”는 옛말이 있습니다. 하지 무렵 감자는 전분이 많고 맛도 좋기 때문에 이 시기에 수확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 하지 물맞이: 남쪽 지방에서는 하지 전후로 계곡이나 강에 들어가 더위를 미리 씻는 물맞이 풍속도 전해졌습니다. 이는 여름철 건강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죠.
https://www.youtube.com/watch?v=ccd5oezP8GQ
4. 하지 이후, 어떻게 달라질까요?
하지는 낮의 길이가 가장 긴 날이지만, 그다음 날부터 낮은 점점 짧아집니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면서 기온은 올라가고, 장마철도 다가옵니다. 즉, 하지 이후는 자연의 리듬이 서서히 가을을 향해 바뀌기 시작하는 전환점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요즘처럼 바쁜 도시 생활에서는 절기의 변화가 피부로 느껴지지 않을 수 있지만, 하지처럼 계절의 흐름을 알려주는 시점들을 인식하고 자연과의 연결을 되새겨 보는 것도 삶의 작은 여유가 될 수 있습니다.
5. 마무리하며
하지는 단지 낮이 길어지는 날 그 이상입니다. 농사의 기준이 되었고, 여름을 준비하는 시기였으며, 햇빛의 리듬에 맞춰 살아온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절기입니다. 올해 하지에는 잠시 하늘을 올려다보며, 오늘의 태양이 얼마나 오래 떠 있는지 느껴보는 건 어떨까요?
햇빛 아래 건강을 챙기고, 여름을 맞이할 준비를 해보세요.